교류대학교

강미희

내 기억 속의 야쿠츠크



불과 1년 전까지 야쿠츠크란 곳은 나에게 생소하게만 들릴 뿐이었다. 시베리아의 어느 곳에 위치한 아주 추운 지역 정도로 알고 있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선택한 야쿠츠크는 단지 한국과 멀고 한국인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선택하게 되었다. 해가 바뀐 지금 야쿠츠크는 더 이상 내게 낯설고 의미 없는 곳이 아니라 익숙하고 관심 가는 지역으로 바뀌어 있다.

 2012년 3월 봄기운 가득한 한국과는 달리 공항에 발을 내민 순간 마치 냉동고에 들어온 듯한 추위가 야쿠츠크에 대한 첫 기억이다. 내가 정말 이국땅에 왔음을 실감하며 묘한 설레임과 기대감이 차올랐다. ‘이 곳에 어떤 사람들이 살까’, ‘러시아어가 부족한데 친구들은 많이 사귈수 있을까’, ‘수업은 어떻게 진행될까’.등 기숙사로 향하는 차 안에서 온갖 생각들이 떠올랐다.

학교에는외국인 학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현지 학생들이 도와주는 NEFU INTERNATIONAL 프로그램이 있었다. 다음날부터 나와 다른 학생들은 그 친구들 덕분에 바로 휴대폰을 개통하고 시내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아직 눈이 쌓인 거리는 낯설고 신기하기만 했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현지의 많은 학생들을 사귈 수 있었고 정기적으로 모이는 모임을 통해 문화활동뿐만 아니라 러시아어를 습득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한국어과가 있는 덕분에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과도 교류하며 언어적 도움을 많이 받았다. 비록 외국에 나와 있지만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큰 든든함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었다. 일례로 피부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다녀야할 때나 한국에서 택배가 안 와 모스크바로 직접 문의해야 할 때도 여러 친구들이 도와줘서 모든 걸 빨리 해결할 수 있었다.

시베리아는 언제나 추울 것이라는 한국사람들의 편견과는 달리 이곳의 여름은 뜨거움 자체였다. 한국의 무더위보다는 건조해서 좋았지만 내리쬐는 태양은 숨을 턱턱 막히게 했다. 그러나 그 더위도 잊을 만큼 두 달 반 가량의 여름방학은 내게 잊지 못할 시간이다. 4년마다 돌아온다는 유소년 아시안게임 덕분에 거리는 활기찼고 학교에서 외국인에게 주는 VIP카드로 모든 경기를 무료로 볼 수 있었다. 또 방학에 하는 SUMMER IN SIBERIA 라는 여름학교에서 러시아어 강의 뿐 아니라 그동안 가보지 못한 박물관이나 명소를 가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 때 가보았던 ЛЕНСКИЙ СТАЛБЫ의아름다운풍경은아직도생생히기억속에남아있다.

야쿠츠크에서두학기를마친 10개월은나에게러시아어가향상된것이상의소중한친구들과선생님, 추억을가지게한시간이었다. 교내활동에활발히참여하는학생들, 같이공부한외국인친구들, 친절한사람들, 백야, 상상이상의추위, 아름다운레나강, 다차와샤슬릭, 편안한기숙사등말로다할수없는야쿠츠크에서의생활.

이글을마친지금처음야쿠츠크에도착한날부터가는날까지순간순간이떠오르며다시한번야쿠츠크가그리워지려한다.